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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혜자 이충호님 감사 편지
그때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입원했었습니다. 하기는 이런 병을 알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겟습니까? 병명은 급성골수성 백혈명!
3개월의 시한부 통보를 받고 응급실 문만 나서면 울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던 아내의 눈물어린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도,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어떠한 과정이 있는지도 그 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걸린 병이 얼마나 위험한지조차도 몰랐습니다.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정도로 두려웠던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가 1년전이었습니다.
이식 전 처치를 포함 네 차례의 항암과, 마침내 눈물 어린 이식, 총 160여 일의 병상생활.
짠 맛이 쓴 맛으로 느껴지는 항암제의 부작용에도 부조건 먹어야 산다는 경험자들의 조언과 그에 대한 단순한 믿음으로 아내나 저나 정말 열심히 먹이고 먹었고 그 덕분인지 다행히 잘 견뎌냈습니다. 유전자가 100% 일치하지 않아 1차례의 항암을 더 해야겠다고 결정했을 때도 이렇게 이식받을 수 있는 기증자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럽고 놀라운 일인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후 내몸과 마음속에서 일어날 변화들은 더더욱 알 수 없었습니다. more
이제는 매일 변하는 날씨 관찰하기, 참 물에 세수하며 계절 느끼기, 궁금했던 이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전달되는 걱정과 배려, 감사의 염, 오후의 해가 엄벙덤벙 지나가고 이웃한 아파트 단지 옆 초등학교 운동장 스무 바퀴 돌기, 1년여 만에 다시 찾아 와 본 회사에서 갖는 직장 동료, 선후배와의 반가운 만남과 병상에서 맺어진 전우애를다시 확인하는 외래진료시간, 위로와 격려의 몇 마디 말들이 오가고 그리고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오늘 이 시간들이 그 때 그렇게 열망해 마지않던 내일이야! 정말 좋은 시간이야. 행복하고 감사할 일이 가득 찬 날들이야."
그렇습니다. 과거보다는 미래는 더 불투명해졌고 수압은 더 줄었는데 왜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더 적어졌을까요? 이런 막연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저 보고 성격이 변한 것 같다고도 합니다. 혈액형이 바뀌어서 일거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기증자의 성격도 함께 이식된 것일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행복합니다. 그건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모르죠. 또 이 시간들이 지나서 새롭게 느끼고 있는 것들이 익숙해지면 다시 옛날로 돌아갈지.. 그건 그때 걱정할 일이겠죠. 지금은 정말 좋은 시간들이니까요. 감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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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성훈님 기증자 수기
양성훈 입니다.
저는 그리 괜찮은 사람이 아니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신앙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주일을 지키거나 누군가에게 선을 베푸는 일은 할 줄 몰랐습니다.
술과 담배를 무척이나 일찍 시작했으며 무척이나 좋아했구요.
그러던 어느 한 날 술과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스스로를 꾸짖기도 하고 타이르기도
하며 술과 담배의 유혹으로부터 힘들어가고 있던 때에..
어느 한 아이가 백혈병으로 희망을 잃어 가고 있다는 영상 을 예배 시간에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그 아이를 돕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술과 담배를 끊기 위한 동기부여의
한 몫으로 피검사를 해 보게 되었구요.. 결과는 일치 하지 않음. 곧이어 몇 일 후 그 아이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얘기를 듣고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more
그러고 나서는 이렇게 5년여가 흘러 다시 전화를 받았을 때 흥분 되었습니다.
분명 지금의 나는 그때와는 다른 맘을 가지고 있는 조금은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해 있었다고
믿었기 때문에 내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라는 말을 수없이 했습니다.
내 시간을 쪼개어 피검사를 하고 ..부모님의 지나친 반대와 주변사람들의 반 걱정 어린 충고들..
나 말고는 모두가 반대를 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들만 할 때 솔직히 힘들었으며
내 일과 부모님을 핑계 삼아 난 못할 거 같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해 볼려고 했었습니다.
내 자신이 견딜 수 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이 시간을 빌어서 저의 조혈모세포를 받은 친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잠시지만 당신의 희망을 덮으려 했던 저를 용서해 주셨으면 합니다.
미안합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모두의 반대를 하나씩 정리해 나가자.. 주변의 수고가 눈에,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먼 길까지 싫은 내색하나 하지 않고 휴일이고 평일이고 내가 있는 곳 까지 와주신
코디네이터선생님을 비롯해서 와이셔츠에 피가 묻었을 때 닦아주신 분 저의 건강을 일일이 챙겨주신 이름 모를 분들.. 정말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제가 290번째라고 들었습니다.
이 숫자를 듣고는 너무 속상했습니다. 내가 너무 앞에 있구나 라는 생각과 그 동안 참 많은
친구들이 희망을 잃어 갔구나 라는 생각에 지금도 가슴이 짠 합니다.
기증을 마친 후 여태 지내오면서 누군가를 만나면 얘기를 해봤습니다. 당신도 나처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였으면 한다라고..그때마다 들리는 이야기는 "저는 헌혈도 무서워서 못해요.. 정말 대단한 일 하셨네요.." 처음 시작은 전하려 했던 거지만 결과는 나를 알리는게 되버려서 마음이 어렵더라구요.
제가 마지막으로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기증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그때
내 스스로의 반대와 주변의 반대를 하나하나 이겨 냈었던 그때
그 무서운 동의서에 서명을 하던 그때
침대 위에 누워서 온몸이 가려운 걸 긁지도 못하고 몇 시간이고 참아내던 그때
기증이 끝나고 수고했다는 말을 들었던 그때
환의를 갈아입고 병원문을 당당하게 나서던 그때
거쳐왔던 시간 곳곳에서 묻어나는 귀한 향기들을 기억해 주시고
앞으로도 어느 때든 누군가가 나를 필요로 할 때는 망설임 없이 지금처럼만 부탁 드립니다.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늘 평안 하시고 건강하세요.
• 이상호 기증자님 수기
안녕하십니까, 이상호 입니다.
우선 이렇게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수기를 발표 한다는 것이 매우 쑥스럽기만 하지만 용기 내어 올라와 봅니다.
저는 지난 4월에 가톨릭 조혈 모세포 은행을 통해 연락을 받고 공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자리를 빌어 수고하시는 가톨릭 조혈 모세포 은행 담당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프신 분들과 기증자간에 연결 고리를 찾기가 힘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힘든 것도 모르시고 보람을 느끼시며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대학 때에 기증 신청을 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 이네요.
당시에는 기증 신청 등록만 하면 바로 기증하게 될 거라 생각되었고, ‘이상호가 태어나서 이렇게 좋은 일을 하게 될 기회도 생기는구나’ 라고 내심 기뻐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고 기증 사실도 잊혀져 갈 즈음에 연락을 받게 되었을 땐 반갑기도 했고, 그 동안 조혈모세포 공여에 대해 무심해왔던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more
여기 계신 많은 분들께서도 느끼셨겠지만 저 역시 코디네이터분의 연락을 받고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그래서 얼른 날짜를 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환자분과 최종적으로 일치 하는지에 대한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준 시간 조차 참기 힘들었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중간중간 진행이 어떻게 되었나 먼저 센터로 연락을 드리기도 했었지만 결국 처음 연락을 받고 6개월이 지나서야 공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증 신청 후 잊고 있었던 지난 9년간을 반성했다고 말하고서, 또 한번 기다리게 된 6개월동안 다시 한번 무심하게 보낸 6개월을 보면뀉. 할말이 없습니다.
건강한 저의 조혈모세포를 환자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서 기뻤던 마음은 당연한 것이었고, 또 다른 사실 하나가 저를 매우 들뜨고 기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그렇게 느끼셨을 지는 모르겠지만, 기증하는 4일 동안 누리게 될 휴가!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고 입원 날짜를 기다리는 시간이 하루하루 날아갈 듯 하더군요. 생각이 불순한 즐거움이었지만 그리 나쁘지 만은 않았습니다. 그간 회사 업무가 무척이나 고된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야근과 주말 근무,
막상 회사 다니며 일을 할 때에는 몰랐지만 조혈모세포 공여 일자를 앞두고서는 마음 한 쪽으로 환자분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공여를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말입니다. 또 한가지, 제가 술을 너무 좋아라 하는 바람에, 중간 중간 술로 신체에 무리는 준 적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조금 이라도 더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서 기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공여 전날 까지도 무리를 해서 혹시나 약해진 저의 조혈모세포가 전달되어 환자분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입원일자가 다가 왔고, 무사히 공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공여를 하고, 입원을 하고 긴 시간 바늘을 꼽고 누워 있는 동안 단순히 제가 일방적으로 환자분께 도움을 드렸다는 생각 보다는 저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을걸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환자와 공여자를 위해 애쓰시는 코디네이터 분들의 수고와, 병실에서 밤새워 환자분들의 손발이 되어드리는 간호사 분들과,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의 정성에 저 역시 베풀고만 가는 시간이 아니라 더욱 큰 것을 마음 속에 담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소중한 경험과 나눔이 있었기 때문에 공여 이후 더욱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여를 마치고 좋은 기분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고 전하고 싶었지만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이런 일은 본인만 알고 주위에 절대 알리지 않는 그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선행이라는 느낌에 아직 제대로 된 자랑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말하고 싶고, 자랑도 하고 싶었지만 결국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닌 작은 일인 것을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비로소 이 자리를 빌어 여러분과 얘기 나누고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어 속이 후련합니다.
자랑 한 번 하겠습니다!!
"저 참 잘 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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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주소, 전화 번호를 알려주세요.
이사하셨나요? 주소도 바뀌고 전화번호도 변경되었겠네요.
저희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으로 꼭 연락주세요.
기증희망자님의 데이터를 업그레이드하여 항상 연락이 가능하도록 하겠습니다.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CATHOLIC HEMOPIETIC STEM CELL BANK
130-701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505번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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